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BBC선정 100대 영화: 액트오브킬링 줄거리, 인물, 명 대사, 시사점

by HIPO RE 2025. 5. 7.

영화 액트오브킬링

1. 주요 줄거리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액트 오브 킬링>은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공산주의자 학살 사건의 가해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과거 행적을 재연하고 인터뷰하는 충격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는 단순한 역사 고발을 넘어, 학살이라는 극단적인 폭력이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사회 전체에 드리운 깊은 상처와 그 후유증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르포르타주 형식을 빌린 듯하지만, 영화는 가해자들이 스스로 연출하고 재연하는 방식을 통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더욱 섬뜩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중심에는 학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두 명의 인물, 안와르 콩고와 헤르만 코토가 등장한다. 이들은 과거의 잔혹한 행위를 마치 무용담처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영화 속에서 자신들의 ‘영웅적인’ 과거를 재연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갱스터 영화, 서부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클리셰를 차용하여 자신들의 폭력적인 행위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보인다. 이러한 재연극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닌, 그들의 왜곡된 기억과 죄책감의 발현,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폭력의 문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영화는 안와르 콩고가 재연극을 진행하면서 점차 과거의 악몽과 마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의 실체를 깨닫고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헤르만 코토는 여전히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권력에 기생하는 모습을 보여, 학살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인도네시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학살의 기억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사회 전체가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시사한다. <액트 오브 킬링>은 학살의 가해자들을 통해 폭력의 본질, 기억의 주관성, 그리고 인간성의 어두운 심연을 깊숙이 파고드는 불편하지만 묵직한 문제작이다.

2. 주요 인물

영화 <액트 오브 킬링>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학살의 가해자인 안와르 콩고이다. 그는 과거 수많은 공산주의자들을 직접 살해했던 인물로, 영화 초반에는 자신의 과거를 자랑스럽게 회상하며 마치 영웅담처럼 이야기한다.

그는 갱스터 영화의 주인공을 흉내 내며 자신의 폭력적인 행위를 미화하고, 학살을 ‘예술’이라고 칭하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리고 자신이 직접 연출하고 재연하는 과거의 장면들을 통해 그는 점차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그의 표정은 점차 어두워지고 불안감에 휩싸이며, 과거의 악몽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인다. 안와르 콩고의 변화는 학살의 기억이 가해자에게도 깊은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으며, 인간성의 회복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보여주는 지점이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인 헤르만 코토는 안와르 콩고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는 학살에 참여했던 과거를 여전히 자랑스러워하며, 현재까지도 지역 사회에서 권력을 누리고 떵떵거리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온갖 논리를 동원하며,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뻔뻔한 태도를 보인다. 헤르만 코토의 모습은 학살 이후에도 제대로 된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가해자들이 여전히 사회의 주류로 남아 권력을 행사하는 인도네시아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의 변하지 않는 태도는 학살의 트라우마가 사회 전체에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 외에도 영화에는 다양한 학살 가해자들이 등장하여 자신들의 경험을 증언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과거의 행위를 기억하고 정당화하며, 학살이라는 집단적인 폭력이 개인의 심리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보여준다. 또한, 피해자 가족들의 인터뷰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가해자들의 증언 곳곳에서 그들의 고통과 상실감이 간접적으로 드러나 더욱 큰 슬픔과 분노를 자아낸다. 

3. 명대사

영화 <액트 오브 킬링>은 가해자들의 충격적인 증언과 재연극을 통해 수많은 잊을 수 없는 대사들을 남겼다. 안와르 콩고가 자신의 살인 행위를 묘사하며 "우리는 그들을 영화처럼 죽였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의 왜곡된 현실 인식과 폭력에 대한 무감각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를 단순한 영화 속 장면처럼 여기며,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완전히 상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대사는 학살이라는 극단적인 폭력이 가해자의 정신 세계를 얼마나 파괴적으로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섬뜩한 증거이다.

헤르만 코토가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며 "과거는 중요하지 않아. 지금 우리가 권력을 쥐고 있으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은 학살 이후에도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가해자들이 여전히 사회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현실을 냉혹하게 보여준다. 그의 말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권력자들의 뻔뻔함을 드러내며, 역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대사는 단순한 개인의 망언을 넘어, 사회 전체의 도덕적 불감증과 정의 실현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묵직한 울림을 지닌다. 영화 후반부, 죄책감에 시달리던 안와르 콩고가 "내가 한 짓이 정말 끔찍한 일이었을까?"라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장면은 그의 내면에 드리운 깊은 고뇌와 갈등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행위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죄책감과 현실 부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질문은 학살의 가해자조차 자신의 행위를 완전히 이해하고 뉘우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며, 인간 본성의 복잡성과 죄의 무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이 외에도 영화 속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폭력적인 경험을 무덤덤하게 혹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장면들은 보는 이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준다. 그들의 대사 하나하나에는 인간성의 상실, 폭력의 정당화, 그리고 역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학살이라는 비극이 개인과 사회에 남긴 깊은 상처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액트 오브 킬링>의 대사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4. 시사점

<액트 오브 킬링>은 1965년 인도네시아 학살이라는 특정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 시사점은 단순한 과거사 고발을 넘어 인간 존재와 공동체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학살의 가해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극단적인 폭력이 어떻게 개인의 심리와 사회 구조를 파괴하고 왜곡하는지를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안와르 콩고와 헤르만 코토를 비롯한 가해자들의 증언과 재연극은 폭력이 어떻게 미화되고 정당화되며,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개인의 기억 속에서 변질되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는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기억하고 반성하지 않을 때, 역사는 되풀이될 수 있다는 준엄한 경고로 이어진다. 영화는 또한 학살이라는 집단적인 폭력이 가해자에게 남기는 심리적 트라우마와 죄책감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룬다. 안와르 콩고가 점차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가해자 역시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실을 보여준다. 이는 폭력이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적인 관계로만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인간의 문제임을 시사한다. 공동체 차원에서 과거의 폭력에 대한 진실 규명과 화해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액트 오브 킬링>은 인도네시아 사회가 과거의 학살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가해자들이 여전히 권력을 누리며 역사를 왜곡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이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사회는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고, 진실을 밝히며, 정의를 실현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결국 <액트 오브 킬링>은 학살이라는 극단적인 사건을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 기억의 주관성, 그리고 정의와 책임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과거의 비극을 망각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공동체의 노력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과 인간 존재, 그리고 공동체의 건강한 관계를 위한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는 <액트 오브 킬링>은 불편하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할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반응형